다음 시대의 서막을 여는 포뮬러 E | 한국타이어 go to main prd
  • High-Tech
  • Brand
  • Mobility Culture

다음 시대의 서막을 여는 포뮬러 E

전기 포뮬러카 레이스 ‘ABB FIA 포뮬러 E 월드 챔피언십’은 다가올 전기차 시대를 맞이하는 모터스포츠 버전의 서막이라 할 수 있다. 2022/23 시즌부터 3세대 레이스카와 함께 다시 시작될 이 대단한 퍼레이드에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이하, 한국타이어)가 공식 타이어 공급업체로 함께할 예정이다.

전기차 레이스, 다음 시대의 서막

포뮬러 E는 2014년 첫 번째 레이스가 펼쳐짐과 동시에 성공하게 된 극소수의 모터스포츠 시리즈다.
흥행의 주된 이유 중 하나는 바로 전기차 시대로의 전환을 앞당기는 기술 개발의 무대라는 점이다. 특히 모터스포츠의 흥행을 판가름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인 ‘제조사 팀의 참가’라는 면에서 그 규모가 압도적이었다. 이는 자동차 제조사 역시 미래 사업인 전기차의 기술 개발과 홍보에 포뮬러E가 큰 도움이 될 거라 직감했다는 뜻이다.

2020/21 시즌의 시작을 앞두고, 포뮬러 E에 참가하는 제조사 팀은 아우디 스포츠 ABT Schaeffler, 메르세데스-EQ 포뮬러 E 팀-벤츠, DS 테치타(PSA 그룹), 재규어 TCS 레이싱, 아발란치 안드레티, 태그호이어 포르쉐, 닛산 이담스(르노 얼라이언스), 마힌드라 레이싱과 더불어 신생 전기차 회사 NIO 333 레이싱, 드래곤 펜스키 오토스포트까지 총 10개에 달했다. 여기에 관련 기술 공급업체까지 포함한다면 거의 모든 메이저 전기차 제조사 및 기술 협력사가 포뮬러 E에 참가해 경쟁하는 상황이라 해도 좋을 것이다.

이처럼 포뮬러 E는 과거 어떤 레이스 시리즈보다 빨리 거대 제조사를 유입시켜, 시리즈의 빠른 안착을 유도했으며, 엄청난 흥행을 거머쥘 수 있었다.

레이스 좀 아는 사람이라면 위에 나열된 브랜드만 보고도 이게 얼마나 대단한 것인지 금세 깨달을 것이다. 유명한 모터스포츠 경기인 포뮬러 1(이하 F1)만 하더라도 메르세데스-벤츠, BMW, 아우디 그리고 포르쉐가 동시에 경쟁한 적이 단 한번도 없었다. 비단 F1뿐만 아니라 그 어떤 레이스 시리즈도 이런 경우가 없었다. 그러니 이 경쟁 구도가 얼마나 대단한 일인지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어떤 모터스포츠 시리즈든 제조사 팀이 많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반드시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포뮬러 E가 시작과 동시에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게 된 것은 전통적인 모터스포츠와는 사뭇 다른 방식으로 진행된다는 점도 한 몫 했다.

다른 많은 모터스포츠 시리즈와 달리 포뮬러 E는 완전히 개방된 성격이다. 포뮬러 E는 드라이버와 팀이 나서서 팬과 섞이기를 자처할 정도다. 특히 드라이버는 새로운 팬을 만나고 스포츠 전반에 걸쳐 지원 기반을 확장하기 위해 시간만 허락된다면 항상 팬과의 교류에 애쓴다.

미국도 매년 포뮬러 E를 유치한다. 처음엔 롱비치와 마이애미에서 경기를 치렀고 2017년부터는 뉴욕 브루클린 시가지에 임시 서킷을 조성한다.

어디에서 레이스가 열리느냐는 것도 굉장히 중요하다. 포뮬러 E는 F1 이나 다른 레이싱 시리즈와는 달리 거의 대부분의 레이스가 도심 한가운데서 펼쳐진다. 포뮬러 E는 레이스카의 적은 소음, 그리고 배기가스 배출 제로를 앞세워 인해 도심 내 시가지 서킷을 빠르게 구축할 수 있었다. 전 세계 메가시티의 행정부는 포뮬러 E의 친환경성과 자신들의 비전을 결합해 레이스 개최를 앞다투어 희망해왔다.

위치는 관람객의 접근성과 깊은 관련이 있다. 도심에 트랙을 만드는 포뮬러 E는 관람의 매력에서도 사뭇 다른 특징을 보여준다. 내가 매일 출근하며 달리던 도로에서 근사한 레이스카가 질주하는 모습은 쉽게 보기 힘든 즐거움이다. 자연스럽게 타이트한 코너가 연속되는 만큼 잦은 접촉과 치열한 눈치싸움이 펼쳐지므로 레이스가 끝나는 순간까지 다양한 이벤트와 숨막히는 긴장감을 계속 이어갈 수 있다.

관중과 제조사에 작용하는 포뮬러 E의 매력

포뮬러E는 국제자동차연맹(FIA)이 인정한 세계 7대 대회 중 하나로, 세계 유일의 1인승 전기차 레이싱 대회이다.

내연기관 레이스카의 우렁찬 배기음은 관중을 끌어 모으는 요소 중 하나였지만, 도심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 서킷을 건설하게 만드는 양날의 검이었다. F1 시리즈의 관중석.

자, 이제 소리 얘기를 해보자. 많은 모터스포츠 마니아는 레이스의 현장감 중 하나가 ‘엔진 사운드’라고 말하곤 한다. 막상 서킷에 가보면 트랙 전체를 조망할 수 없지만 속이 시원해지는 배기음이 충분히 보상하고도 남는다고. 포뮬러 E는 그게 부족하다는 이야기를 하지만, 실제로 포뮬러 E를 눈앞에서 본다면 생각이 바뀔 것이다.

포뮬러 E 역시 충분히 날카로운 특유의 모터 사운드를 들려준다. 특히 F1에서는 잘 들리지 않았던 새로운 소리, 예컨대 타이어 스키드음이나 레이스카가 공기를 가르는 소리를 통해 새로운 청각적 즐거움을 경험할 수 있다. 만약 포뮬러 E의 낮은 사운드가 정말 레이스의 재미를 해칠 수준이었다면 그토록 많은 사람이 꾸준히 모여들지 않았을 것이다. 다시 말해 ‘소리가 없다’는 게 아니라 ‘새로운 소리’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런 다양한 즐거움과 더불어 궁극적으로 우리가 이 레이스를 지켜봐야 하는 이유는, 여기에서 발전된 새로운 전기차 기술이 훗날 우리의 일상에 영향력을 발휘하기 때문이다. 2014년 처음 포뮬러 E가 등장했을 때 레이스카의 파워트레인은 모두 동일했다. 초기 참가 비용을 최대한 줄이고 도구의 평준화를 통해 경쟁 그 자체의 즐거움을 주기 위해서였다. 덕분에 포뮬러 E는 아주 빠르게 시장에 안착했다.

FIA는 여기에서 멈추지 않고 곧바로 2세대Gen 2 레이스카의 개발에 돌입했으며, 이때부터 제조사가 더욱 적극적으로 참가할 수 있도록 파워트레인을 자체적으로 제작할 수 있게 규정을 변경했다. 동일한 파워트레인을 구매해 레이스에 참가하는 것은 전기차 제조사 입장에서 큰 이득이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파워트레인 제작은 전기차 개발에 큰 도움이 된다. 예컨대 더 강한 출력을 빨리 쏟아내면서도 더 오래 달릴 수 있는 배터리와 더 많은 에너지를 즉각적으로 회수할 수 있는 모터/제너레이터과 같이 전기차 성능 향상을 위한 커팅에지 기술을 연구하고 개발하고 테스트할 수 있다.

한국타이어가 후원을 시작하는 3세대 레이스카 Gen 3, 즉 시즌9부터는 맥라렌과 마세라티가 새롭게 참여해 총 11개의 팀이 레이스를 펼치게 된다.

포뮬러 E 타이어 파트너에게 요구되는 조건

포뮬러 E를 통한 미래 기술 개발은 타이어 제조사에게도 마찬가지다. 특유의 제한적인 타이어 규정 때문이다. F1은 한 라운드에서 연습 주행, 예선, 본선의 세션마다 1~2세트의 타이어를 허용하는 반면 포뮬러 E는 모두 합쳐 2세트만 사용할 수 있다. F1은 접지력이 다른 타이어를 선택할 수 있지만 포뮬러 E는 단일규격의 올웨더 타이어를 사용한다.

한국타이어는 전 세계적으로 펼쳐지는 다양한 모터스포츠를 통해 레이싱 타이어 성능은 물론 안정적인 공급 능력을 인정받았다.

드라이버와 팀의 입장에서도 무척 까다로운 상황이지만, 타이어 제조사 입장에서도 기존 모터스포츠에 비해 엄청나게 가혹한 조건이다. 전기모터의 강한 초반 토크와 레이스카 특유의 엄청난 다운포스, 승리를 향해 오른발을 떼지 않는 드라이버가 밀어붙이는 코너 스피드와 횡가속도를 모두 다 견디면서 끝까지 그립을 유지하는 타이어를 개발해야 하니 말이다.

이런 조건을 견디는 타이어를 제작해야 한다는 부담은 뒤집어 말해 향후 전기차용 타이어 개발에 엄청나게 유리한 데이터와 노하우를 축적하는 기회가 된다는 뜻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 가혹한 포뮬러 E 공식 타이어를 한국타이어가 공급하게 되었다는 것은 무척 의미 있는 일이 아닐 수 없다. 이것이야말로 진정한 미래를 위한 투자다.

24H Series를 비롯하여, 대부분의 레이스는 노면 상태에 따라 타이어를 선택한다. 그러나, 포뮬러 E는 단일 타이어를 사용한다.

24H Series를 비롯하여, 대부분의 레이스는 노면 상태에 따라 타이어를 선택한다. 그러나, 포뮬러 E는 단일 타이어를 사용한다.

글로벌 모터스포츠의 타이어 파트너가 된다는 것은 생각보다 간단하지 않다. 드라이버와 팀이 만족하는 퍼포먼스를 만들어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추가적으로 전 세계를 순회하는 일정에 맞게 적재적소에 타이어를 정확히 공급하는 물류 능력 역시 매우 중요한 선정 기준이 된다. 따라서 다양한 모터스포츠 시리즈를 소화해본 경력, 달리 말해 신뢰가 필요하다.

한국타이어는 여러 F3 시리즈를 비롯해 WRC 주니어 클래스, W 시리즈 등 다양한 모터스포츠 시리즈에 안정적으로 타이어를 공급해왔다. 특히 세계 최고 수준의 투어링카 시리즈인 DTM(독일 투어링카 마스터즈)에 10년 간 공식 타이어를 공급하면서 설계와 소재, 내구성 확보와 같은 전반적인 제조 능력 면에서 확고한 입지를 다질 수 있었다.

그럼에도 포뮬러 E 타이어 파트너가 되기 위해서는 새로운 영역에 도전해야만 했다. 다름아닌 지속가능성과 사회공헌이었다. 포뮬러 E의 설립 취지 중 하나가 오염물질을 배출하지 않는 레이스카로 보다 가까운 거리에서 팬과 소통하는 것이다.

FIA는 타이어 생산과 물류 과정에서 배출되는 이산화탄소 소모량부터 따졌다. 심지어 레이싱 타이어가 생산되는 공장과 연구소의 건축 소재가 어떤 곳에서 만들어져 얼마만큼의 거리를 이동했는지에 이르기까지, 전에 경험해보지 못한 완전히 새로운 수준의 기준을 제시했다. 따라서 포뮬러 E의 타이어 파트너가 되었다는 것은 기술력과 함께 미래 환경·사회에 대한 인식 및 대비가 충분히 되어 있는 기업으로 인정받았다는 의미다.

한국타이어는 2022/23 시즌부터 포뮬러 E 타이어 공식 파트너로서 활동할 예정이다. 그때는 아마 3세대 Gen 3 레이스카와 함께 전세계 시가지 서킷과 전용 트랙을 달리게 될 것이다.

지금보다 더 강력한 성능의 레이스카가 그리드를 채울 것이고, 한 차원 더 높은 수준의 경쟁을 통해 진일보한 기술이 파생될 것이다. 가장 파워풀한 전기차의 퍼포먼스를 소화하면서 타이어 개발 기술 또한 비약적으로 향상될 것이며, 우리가 포뮬러 E에 좀 더 관심을 기울여야 하는 또 하나의 커다란 이유가 될 것이다.